글 목록으로 가기

발로란트 무기 제작 과정

공유하기:

발로란트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발로란트의 아트 리드 숀 마리노입니다. 오늘은 모두의 최대 관심사인 총기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발로란트에서 총기의 정의는 무엇인지와 이러한 원칙을 게임 속에서 어떻게 실현했는지를 말씀드릴 텐데요. 우선 리드 게임 기획자 트레버 롬레스키의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무리 마법사라도 총알에는 장사 없다

개발 초기 게임플레이 관련 핵심 요소와 총기 외형의 방향을 결정할 때 큰 도움이 된 문구입니다. 이는 게임 속에서 총기를 구체화하는 작업의 기반이 되었죠.

먼저 내부적으로 장르를 대표하는 기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발로란트 IP가 이후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는지와 무관하게 전술 슈팅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게임플레이와 총기 관련 기대치를 충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음 ‘게임플레이 최우선’이라는 접근법을 확고히 다졌습니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각각 알맞은 총기를 만들고자 했으며, 무기고에 지나치게 강력하거나 ‘최고’인 총기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위력과 경제성 사이에는 반비례 관계가 성립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남을 골탕 먹이는 일 외에는 쓸모가 없는 듯하거나 사용하기에 적절한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무기는 없어야 했죠. 마찬가지로 용도가 겹치는 총기도 삭제되었습니다. (궁금하시면 오토라는 총기에 대해 물어봐 주세요!)

총기의 핵심 요소

Vandal_Concept.jpg

아주 초기에는 모든 총기가 시각적인 측면이나 기능적인 측면 등에서 서로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접근법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개발할 총기가 많았기 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이었죠.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총기에 대한 네 가지 핵심 요소를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현실적/특징적

발로란트의 총기를 봤을 때 시각적으로는 어떤 실제 총기를 본떠 만들었는지, 장르가 비슷한 게임의 총기 중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어떤 총기를 본떠 만들었는지 알아볼 수 있게 하고자 했습니다.

탄도학 기반/치명적

무기는 총알을 발사해야 했습니다. ‘뿅뿅’하는 레이저는 금지였죠. 피해량 같은 요소의 밸런스를 맞출 때는 게임플레이 측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 소리, 총구 섬광,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모두 탄환을 목표물에 전달하는 도구라는 점이 강조되기를 바랐습니다.

전술성

플레이어가 총기와 상호작용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신중함과 정밀함이 느껴지도록 했습니다. 전문가가 총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상상해보시면 됩니다. 재장전이나 조작하는 동작 등 움직임 하나하나가 수천 시간의 훈련을 반영해야 하죠.

일관성

총기의 기원은 명확해야 했습니다. 다시 말해 총기의 디자인 방향이 서로 다른 ‘진영’은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발로란트에서 ‘A 대 B’ 식의 총기 디자인을 도입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초기에 이루어졌습니다.

기획 과정

Frenzy_evolution_r1.jpg

아트

각 총기의 외형을 기획할 때는 우선 해당 게임플레이에 맞는 다양한 총을 혼합한 뒤 다른 총기와 구별되는 주요 특징을 명시하는 작업부터 진행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무기고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 총기를 다른 총기로 혼동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각각의 총기에는 일인칭 시점에서든 삼인칭 시점에서든 즉시 어떤 총기인지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시각적 특징을 도입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총기의 윤곽처럼 기본 특징이 될 수도 있고 탄창의 위치나 장전 손잡이 등 세부적인 특징이 될 수도 있죠.

애니메이션

초기에 모든 총기의 정체성을 재창조하는 일은 감당하기 어렵겠다고 깨달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에서도 약간 과하게 대응한 결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배운 점을 토대로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면서 익숙해지기에도 쉬운 애니메이션과 이와 관련된 청각적 신호를 만들었습니다.

리드 무기 애니메이터 숀 맥시핸은 각 총기를 위해 알기 쉬운 ‘박자’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무기 장착 애니메이션의 재장전 동작은 두 박자 혹은 세 박자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총기마다 각각 다르며 플레이할 때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시각적 정보뿐만 아니라 청각적 정보까지 얻을 수 있죠. 이러한 박자는 총기의 현 상태와 언제 사격 가능한 상태가 되는지를 알려줍니다.

시각 효과

muzzle_flash_concepts.jpg

리드 무기 시각 효과 아티스트 스테판 제브레모빅은 총기의 외형과 비슷하게 일인칭 및 삼인칭 시점에서 보이는 총구 섬광 등의 효과에도 시각적 특징을 도입하고 싶어 했습니다. 각 총기의 모양과 용도, 위력을 다른 방식으로도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였죠.

음향 효과

발로란트는 각도가 핵심인 게임입니다. 발로란트 음향 감독 피터 진다와 음향 디자이너 아이작 키카와의 도움으로 삼인칭 시점에서 들리는 무기의 소리가 사격 방향에 따라 달라지도록 녹음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듣는 사람 쪽으로, 옆으로, 반대편으로 발사될 때의 총소리를 각각 다르게 했습니다.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시다고요? 현실 세계에서 영감을 받았으니 각각의 음향 효과마다 최대한 많은 소리를 녹음하는 작업이 필수였습니다. 공이치기가 공이를 타격할 때의 소리요? 녹음해야 했죠. 탄창이 사출되는 소리는요? 역시 녹음해야 했습니다. 예시는 이 정도로 충분하겠죠?

또한 라이엇의 폴리(Foley) 스테이지를 활용해 캐릭터, 탄피, 탄창이 떨어지는 소리와 발소리 등 물체가 표면과 부딪힐 때 나는 다양한 소리를 녹음했습니다. 이러한 소리를 구분할 수 있으면 소리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파악하는 데 단서가 되기 때문에 소리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게임플레이 가다듬기

총기 부착물 체계

원래는 일부 총기에 소음기나 조준경 등의 부착물을 장착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몇몇 팀원은 모든 총기에 부착물을 장착할 수 있으면 흥미롭겠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테스트해본 결과 특정 총기의 경우 선호되거나 최적인 부착물이 존재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최고의 게임플레이로 이어지는 부착물을 찾게 되면 다른 부착물을 시도하지 않았죠. 그래서 해당 부착물이 올려주는 능력치를 총기에 기본적으로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짜잔, 이렇게 고스트에는 소음기가 기본 장착되었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씀드리자면, 소음기는 맨 나중에 개발한 기본 장착 부착물입니다. 소음기는 총기 간 시각적 차별점을 더해주기도 하지만 게임플레이 관련 장점도 있습니다. 소음기가 장착된 총기는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다만 듣는 사람 쪽으로 발사될 때는 거리와 무관하게 항상 들리죠. 이러한 속성은 총소리를 못 듣고 처치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동시에 소음기 사용자에게는 정보를 일부 숨기는 능력을 부여해줍니다.

다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밴달과 팬텀은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 덕분에 둘 중 ‘더 나은’ 총기는 존재하지 않고 게임플레이 측면에서의 선택이 부각됩니다. 다시 말해 총기 선택은 취향의 문제입니다. 연막을 터뜨리고 사격하는 게 좋다고요? 그러면 팬텀을 사야죠. 멀리서 일점사하는 게 좋다고요? 그러면 밴달이 제격입니다.

정조준 사격 논쟁

팀에서 상당히 큰 논쟁거리가 되었던 사안은 부착물에 정조준 사격 또는 ADS 기능의 도입 여부였습니다. 요새 슈팅 게임에서는 일반적이며 거의 당연한 기능으로 생각되지만, 전통적인 전술 슈팅 게임에서는 그렇지 않죠.

팀 회식 자리에서는 정조준 사격 기능의 가치를 토론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두 친한 사이기는 했지만, ‘정조준 사격’ 진영과 ‘지향 사격만 용납’ 진영의 대립이 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죠. 다양한 플레이어 취향을 고려하는 동시에 양 진영의 지지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해결책을 고안했습니다. 우선 원하는 경우 정조준 사격을 사용할 수 있게 하되 다른 게임과 다르게 지향 사격에 비해 명확한 게임플레이 이점이 없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그다음 해당 부착물의 디자인을 간소화함으로써 무기의 시각적 요소에 거슬림이 없도록 하기로 했죠.

또한 부피가 큰 ‘레드 도트’ 또는 ACOG와 같은 조준경을 부착하면 총기가 거추장스러워지는 듯했고, 궁극적으로는 지향 사격을 할 때보다 화면이 더 많이 가려졌기 때문에 불리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직접 만든 ‘최첨단’ 부착물이 탄생했습니다. 홀로그램 조준경을 투사하는 부착물을 도입하게 되었죠. 현실적인 장치와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발로란트 IP가 충분히 구체화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세계관 속의 과학 기술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었으며 시각적인 부분과 게임플레이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부착물은 적절한 타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기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끝이 아닙니다! 조만간 무기 스킨을 자세히 살펴보는 글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을기다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