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조정 절차에 관해: 데이터와 통찰

분석 팀이 데이터와 세이지의 사례를 통해 밸런스 조정 방법을 설명해드립니다.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발로란트 분석 팀의 분석가 브라이언 창입니다. 분석 연구원 콜먼 “Altombre” 팜 님과 함께 인사드립니다. 오늘의 주제는 발로란트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드리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접근법입니다.

우선 발로란트를 위한 변경사항을 도출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의 기저에 있는 전반적인 철학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다음 과거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어 요원에 대한 변경사항으로 이어졌는지 보여주는 사례를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밸런스 철학과 데이터

밸런스 팀의 주목표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공정한 게임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발로란트의 밸런스에 대해 유익한 내용을 다룬 데이비드 “MILKCOW” 콜 님의 글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임 밸런스 과정에서 데이터는 기획자가 게임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데이터를 통해 플레이어 경험이 이상적이지 않은 상태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

이때 데이터는 게임의 어떤 부분에 조정이 필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진단 도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게임 속 원격 측정 수단(특정 요원의 승률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등)이나 플레이어 설문 조사(플레이어 대부분이 특정 요원을 상대할 때 불만족을 느끼는 경우 등)를 통해 얻습니다.

하지만 밸런스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때 특히 게임의 초기에는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씁니다. 발로란트는 아직 갓 출시된 편에 속하며 발로란트에서 밸런스가 ‘맞는’ 상태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맵의 공수 밸런스가 50:50에서 얼마나 멀어졌을 때부터 재미에 악영향이 가기 시작하는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요원의 위력과 인기도가 맵의 밸런스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같은 맵이라도 감시자 위주의 메타에서는 수비팀이, 타격대 위주의 메타에서는 공격팀이 더 유리해 보일 수 있습니다(요원이 맵에 끼치는 영향이 맵마다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복잡해집니다). 게임 밸런스에 있어 데이터는 전능하지 않습니다. 게임의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다양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데이터와 게임 속 밸런스 상태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를 향상하기 위해 게임 내 데이터뿐만 아니라 설문 조사를 통해 플레이어 여러분이 직접 보내주시는 의견까지 끊임없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향상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파악과 조정 방법 도출이 더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시하는 데이터

게임의 다양한 부분이 각각 얼마나 효과적이고 건전한지 평가하기 위해 부분별로 여러 가지 데이터를 살펴봅니다. 게임 체계별로 확인하는 지표를 몇 가지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요원: 승률(랭크별, 맵별), 등장률(요원이 얼마나 자주 선택되는지), 숙련도 곡선(특정 요원으로 게임을 몇 회 플레이해야 해당 요원의 ‘참된’ 승률에 도달할 수 있는지), 너비(요원의 전반적인 인기도) 대비 깊이(플레이어 한 명이 특정 챔피언을 플레이한 횟수)
  • : 진영별 라운드 승률(랭크별), 맵별 평균 라운드 결과(스파이크 설치 여부 및 위치)
총기: 라운드별 총기 인기도, 총기 상성(예를 들어 밴달 사용자와 팬텀 사용자의 맞대결에서 누가 우위에 있는지)

게임 상태의 건전함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지표는 더 많��만, 어떤 종류의 지표가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하시는 데 위 예시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요원 밸런스: 세이지 사례 연구

글의 나머지 분량에서는 6월 정식 출시 후 여러 번의 하향을 거친 세이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세이지에게 변경사항이 거듭 적용된 이유는 무엇이며, 그 결과 세이지의 위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지나치게 강한 요원은 어떻게 찾을까요?

우선 요원의 위력을 평가할 때 사용할 지표를 수립해야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등장률(챔피언 선택 빈도) 및 승률(특정 챔피언이 승리한 게임의 비율)을 주요 지표로 활용합니다. 평균적 플레이부터 프로 플레이까지 다양한 실력 수준별로 구분해 각 지표를 살펴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밸런스 지표�� 발로란트에 적용해보려고 하자마자 큰 문제가 보였습니다. 발로란트에서는 두 팀에 중복된 요원이 있는 ‘미러전’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매우 강한 요원(혹은 거의 모든 게임에서 선택되는 요원)의 경우 (해당 요원이 승리할 때마다 같은 요원이 패배하기 때문에) 승률이 50%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원의 ‘비미러전’ 승률(즉, 분석 대상 요원이 상대 팀에 없을 때의 승률)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두 팀에 같은 요원이 있어서 ‘무조건 승리와 패배가 모두 기록되는’ 게임을 제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에는 위험이 따르지만(지금은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겠지만 선택 편향이 어느 정도 발생합니다), 게임 내 데이터를 기준으로 요원의 위력을 가늠하기 위한 대리 지표로는 비미러전 승률이 최선이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쟁전이 도입된 후 첫 번째 패치(1.02 패치) 기간의 비미러전 승률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02 패치 전 세이지는 이미 클로즈 베타 때의 0.50 패치정식 출시 때의 1.0 패치에서 두 번 하향되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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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경쟁전의 요원 등장률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세이지는 플레이어가 발로란트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사용 가능한 다섯 명의 무료 요원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일부 ��인한 결과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세이지의 등장률은 꾸준히 매우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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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요원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데이터를 살펴보니 세이지가 독보적인 티어에 올라 있음이 명백했습니다. 세이지의 승률은 세이지를 하향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층적 논의가 필요할 정도로 높았습니다.

당시 데이터를 통해 지나치게 강한 요원을 파악한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이지가 이렇게 강한 이유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살펴볼 수 있는 데이터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1. 설문 조사와 직접 교신을 통해 얻는 플레이어 여러분의 직접적인 피드백
  2. 진영별 요원 위력 분석(세이지의 강점이 공격팀과 수비팀에서 각각 얼마나 두드러지는지 이해하기 위해)
  3. 랭크별 요원 위력 및 등장률 분석(실력 수준별로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4. 특정 스킬 관련 데이터(세이지의 라운드당 평균 체력 회복량, 세이지가 궁극기를 사용한 라운드의 승률 대비 다른 요원이 궁극기를 사용했을 때의 승률 등)

이는 모두 세이지의 강점은 무엇이며 어떤 부분이 지나치게 강한지에 대한 맥락 파악을 돕기 위해 고안한 데이터입니다. 발로란트의 일부를 구성하는 요원으로서의 정체성을 희생하지 않는 선에서 하향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모든 요원의 강점을 하향한다면 각 요원의 개성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기획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참고해 적을 지연시키는 데 매우 능하고 지원 및 보조 능력을 지닌 캐릭터라는 세이지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세이지가 ‘필수 선택’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살펴봤습니다.

데이터는 요원의 위력을 평가할 때 사용 가능한 수단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요원의 스킬에 대한 이해와 수정 작업에서는 데이터보다 기획자의 방대한 지식과 경험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기획 철학이 발로란트의 발전을 견인하며 핵심 기획 원칙이 게임 밸런스의 중심이 되어야만 데이터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밸런스 팀은 결국 세이지의 회복 능력과 적 지연 능력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손보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회복 능력은 전반적으로 하향(재사용 대기시간 증가, 1회 사용당 체력 회복량 감소)되었으며 적 지연 능력의 경우 대처의 여지를 늘리기 위한 변경사항(장벽 구슬에 강화되기까지의 시간 추가, 둔화 구슬의 범위 감소 등)이 적용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상황

이러한 변경사항을 적용한 후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1.11 패치의 경쟁전에서 세이지의 지표는 아래와 같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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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는 여전히 꽤 강합니다. 사실 출시 후 모든 실력 수준에서 항상 요원 위력 순위 3위 안에 들었습니다. 세이지의 등장률은 전보다 합리적인 정도(약 50%)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세이지가 너무 심하게 하향되었다는 반응입니다. 조사한 플레이어의 38%가 1.11 패치 기준 세이지가 너무 약하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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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

현재 데이터에 따르면 세이지는 비교적 건전한 상태에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아래와 같은 부분에 대해 더 깊은 이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여론: 게임 내 지표 기준으로는 밸런스 측면에서 세이지가 양호해 보여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세이지가 너무 약하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시간에 따라 여론이 어떻게 바뀌는지(혹은 안 바뀌는지) 관찰하면서 세이지의 위력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된다면 후속 조치를 검토해야 하겠죠.
  • 요원과 맵의 출시, 이러한 출시가 요원의 위력에 끼치는 영향: 아이스박스와 (요인으로서는 더 중요한) 스카이가 출시됨에 따라 메타가 바뀌고 세이지가 지나치게 약해질 수 있습니다.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요원이 추가되었으니 세이지가 경쟁에서 밀려 선택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참고로 저희는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 프로 플레이 데이터: 프로 플레이 메타, 최고 수준의 발로란트 플레이 데이터가 밸런스 철학에 영향을 끼치는 방법 등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하��� 이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진행 중인 프로 경기 데이터와 레디언트 랭크 수준의 게임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요원 등장률과 비미러전 승률 모두 큰 차이가 납니다.

    발로란트 밸런스 팀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본 간단한 사례 연구에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사결정이 어떻게, 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나마 향상되셨기를(그리고 세이지가 무용지물 급은 아니라고 설득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