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 눈까 올비다도스의 기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눈까 올비다도스 스킨이 어떻게 구상되었고 제작되었는지에 대해 말씀드릴 발로란트의 아트 아웃소싱 관리자 새미 페드래곤입니다.
이번 글의 주제는 눈까 올비다도스 스킨의 탄생 과정이지만, 이 스킨을 통해 2세대 멕시코계 미국인인 제가 얼마나 멕시코의 전통에 가까워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었죠!) 제가 어렸을 때 멕시코인이셨던 제 조부모님께서는 늘 죽음을 수용하며 죽음에 대해 담백한 태도를 지니고 계셨습니다. 제가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죽음 이면의 아름다움을 알고 계셨죠.
이와 같은 태도에서 눈까 올비다도스에 대한 영감을 얻었고, 스킨 제작 과정에서 저희 조부모님의 기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죽음은 물론 무섭고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가족이 떠난 다음에도 과거를 돌아보며 가족에 대한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죠. 이 스킨 제작 작업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전통
눈까 올비다도스는 멕시코 스페인어로 ‘절대 잊히지 않는다’라는 의미이며, ‘망자의 날(Día de los Muertos)’이라는 멕시코의 기념일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기념일은 멕시코, 멕시코 커뮤니티,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11월 1~2일에 치러지며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의 삶과 죽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기념일이 되면 가족이 한데 모여 작은 제단(ofrenda)을 만들고 그 제단을 음식, 음료, 돌아가신 가족 구성원의 사진 등으로 장식합니다. 사람들은 이 제물이 영혼이 집으로 찾아와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믿죠. 해골 머리 사탕, 해골 얼굴 화장, 밝은색의 매리골드 꽃(flor de muerto)이 흔히 사용되는 이 기념일의 상징이며 최근에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는 선임 컨셉 아티스트인 조쉬 카오 님께서 작업한 첫 눈까 올비다도스 컨셉 아트를 봤을 때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매리골드 꽃, 해골 화장을 한 드레스 입은 여성, 야광 해골 변형뿐만 아니라 색 조합도 특별하면서도 낯익은 느낌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이 스킨이 만들어질 거라는 걸 몰랐지만 망자의 날과의 시각적인 연관성이 확실히 느껴졌죠.
컨셉 아트 초기 버전이 최종 버전으로 완성되어가는 것을 본 후, 저는 마음속으로 제가 이 스킨을 담당하길 간절히 바랐지만 담당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망설여졌습니다. 이 스킨 시리즈의 최종 컨셉은 너무나 아름다웠으며, 저의 성장과 함께했던 멕시코 문화의 우아함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이 스킨 시리즈 아웃소싱 담당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얼마나 기뻤는지는 굳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겠죠! 저와 문화적으로 밀접히 연관된 스킨을 작업할 기회를 얻게 되어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작 과정 - 컨셉
해당 문화를 존중하고 진정성 있게 담아내면서도 저속하고 조악하지 않은 스킨을 만들기 위해 조쉬 카오 님과 아웃소싱 어소시엇 프로듀서인 캐시 우 님께서는 디자인 및 스킨/근접 무기의 명칭에 대해 라이엇의 멕시코 지사와 긴밀히 협업했습니다. 조율을 통해 스킨을 출시하기에 최적의 시기(올해 망자의 날 기간인 10월 20일 ~ 11월 2일)를 정하기도 했죠.
제작 과정 - 셰이더 기법
이 스킨에는 두 가지 셰이더 기법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 두 가지 텍스처(낮/밤) 간에 전환하는 기법. 게임 내에서 그늘에 있을 때는 밤 텍스처, 햇빛을 받을 때는 낮 텍스처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셰이더 기법은 윈터원더랜드 스킨 시리즈 제작 당시 이미 제작해 놓은 바 있습니다. (션 마리노 님께 감사합니다!)
- 여성과 여성 뒤에 있는 꽃을 총기에 직접 입히지 않고 플레이어 시점으로부터 여성과 여성 뒤에 있는 꽃을 투영하는 기법. 이 셰이더 기법도 퍼즐 스킨 시리즈 제작 당시 이미 만들어 놓은 기법이죠. (크리스 스톤 님 감사합니다!)
맵에서 그늘을 오갈 때 ‘밝은’ 변형과 ‘어두운’ 변형 사이에 전환이 이루어지는 스킨만큼 망자의 날에 행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기념을 잘 나타내는 방식이 있을까요?
무기 측면에 직접 텍스처를 투영하면 컬렉션 메뉴에서 보았던 물체가 1인칭 시점에서는 엄청나게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플레이어가 총을 들었을 때 여성이 왜곡되어 보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플레이어 시점에서 여성을 투영해 제대로 보이도록 했죠. 이 여성의 이미지가 지닌 우아함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느껴지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애초에는 원터원더랜드 스킨처럼 총기의 두 변형 사이에서 전환이 이루어지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스킨에 대한 내부 검토 과정 중 한 3D 무기 아티스트분께서 밝은 변형도 좋긴 하지만 어두운 변형이 너무나도 좋아서 어두운 변형만 쓰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플레이어 사이에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전환 기능이 있는 스킨 사용 시 스킨이 전환되기보다는 하나의 변형만 사용하고 싶다는 피드백이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진지하게 검토해보았고, 그 결과 이번 스킨에서는 두 개의 변형으로 전환을 구성해서 플레이어가 전환되는 두 변형 중 하나만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저희는 이미 하나의 단계로 수행되는 전환 기능을 지닌 총기를 출시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스킨의 전환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3레벨이 되어야 전환이 잠금 해제되는 방식은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전환 기능이 있는 스킨을 구입한 플레이어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작 과정 - 3D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번 스킨 컨셉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팀은 중요한 시각적 핵심요소를 정했습니다. 눈까 올비다도스는 망자의 날을 정확히 표현해야 하지만, 망자의 날을 잘 모르는 플레이어에게도 즐거움과 우아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저희는 유치하거나, 슬픔을 자아내거나, 망자의 날의 의미를 잘 나타내지 못하는 요소는 스킨에서 제외했습니다. 망자의 날은 핼러윈과 유사한 날이 아니라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스킨의 컨셉은 이러한 가치를 잘 담아냈으며, 삼차원화된 스킨에도 이 가치가 잘 반영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웃소싱을 통해 작업 중인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저희는 밝은/어두운 변형의 디자인에 몇 가지 세부사항을 더했습니다. 밝은 변형 디자인에는 몇 군데 금색 강조점을 추가해서 플레이어가 텍스처가 너무 파랗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했습니다.
띠 부분에는 주황색으로 빛나는 부분을 추가해 스킨에 ‘기념’하는 느낌을 더했습니다. 여성이 총기 배경에 너무 섞여 들어간 느낌이라 여성을 핵심으로서 강조할 수 있을 정도로 배경을 밝게 만들기도 했죠.
어두운 변형과 관련해서는 빛나는 요소를 보기 좋으면서도 아름답게 만들어 밝은 변형을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어두운 변형이 뻔하지 않으면서도 어두운색을 사용해 유사하게 기념한다는 느낌을 주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내부 직원들과 아웃소싱 작업자들이 셰이더 기법을 일부 조정하고 몇 가지 수정을 가하자 눈까 올비다도스 스킨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눈까 올비다도스는 아름답고 망자의 날을 진정성 있게 나타내면서도 망자의 날을 잘 모르는 플레이어에게도 즐겁고 힘찬 기운을 줄 수 있는 스킨이라고 생각합니다.
삶과 죽음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이 이 스킨을 통해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